2008/03/18 02:14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 -내겐 송유관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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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 윌 비 블러드' 그곳에 피가 있을 지어다.?

제목만 봐서는 공포 혹은 스릴러 영화 같은 느낌인 제목.
포스터에서는 석유냄새와 짙은 어둠이 풀풀 풍기고 있었다.

명동 스펀지 하우스에서 며칠전에 보게 되었다.
별로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없었는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가 '쩐다'는 말을 듣고 그의 연기를 기대하고 보러 간것이였다.

사실 그날 같이 상영 하던 아사노 타다노부와 오다기리죠가 주연인 '새드베케이션' 포스터를 보고 <데어윌비블러드>는 집어치우고 아사노상이나 볼까하는 마음이 유전에서 마구뿜어 나오는 석유처럼 솟구쳤었다.
 
하지만 잠시 릴렉스하고 곧 있으면 막을 내리게 되는 풀토마스 앤더슨의 <데어윌비블러드>를 보는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 판단하고 이 영화를 봤다.

영화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평생을 석유를 찾아 몸바친, 그것이 삶의 이유이자 목적이며 그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불사하지 않는,  비정한 한 인간의 허망한 사투를 보여준다. 아참, 맹목적인 목적을 지니고 충실하게 삶을 살아온 나름 성실한 종교인 폴의 이야기도 함께 그리고 있다.

한명은 돈에. 한명은 종교에. 언뜻보기에는 서로 맞닿을것 같아 보이지 않는 이 두가지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채 삶을 살아왔지만 그 둘은 이상하게도 너무나 비슷한 삶을 살게 되고 결국에 그 끝도 이 영화의 제목처럼 검붉은 피로 물들게 되었을 뿐이였다.

영화를 보면서, 지금의 우리 나라와 사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치 이 영화는
'니들, 똑똑히 잘봐. 그 끝이 어떻게 될지.. 그래도 그럴래?' 라고 경고 하는 듯 했다.

사실, 굳이 지금의우리 나라와 사회를 연결시키지 않는다 할지라도 인간들이 가진 욕망의 끝은 언제나 나쁜 끝으로 귀결된다는 것은 오랜 옛날부터 있어왔던 이야기 였다. 하지만 그 뻔한 이야기가 지금의 이 시대에 더욱더 강렬한 인상을 주고 느끼는 바를 많게 하는것은 그만큼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지녀온 삶의 자세나 사회 풍조-자꾸만 끝으로,위로 내달리게만 하는. 같은 것들이 자연스레 우리의 사고를 지배해왔다는것과 그래서 그렇게 살면서도 그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며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는것 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품어 본적이 있는가에 관해서 자각하게 해주기 때문인지 아닐까싶다.

게다가 주인공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는 정말 쩔었다.! 특히 그의 말투는 흉내내 보고 싶기까지 했다. 목사를 연기한 이름은 생각 안나지만 리틀미스선샤인에서 말없지만 강한 포스를 느끼게 해줬던 젊은 연기자. 극중에서 폴의 연기도 - 만만치 않다.

라스트씬에서의 그 둘의 장면은 심리치료를 위한 싸이코드라마의 한장면을 보는듯 하기도 했고 마지막 장면 이외에도 공포, 스릴러, 블랙코미디 같은 것에서나 느낄 수 있는 영화의 느낌 혹은 연극적인 요소들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굳이 어느 카테고리에 넣는 것 자체가 내겐 힘든일 같다. 하지만 나는 웬지 '코미디'로 넣어 버리고 싶기도 하다. 그것도 잔혹 리얼 대서사 코미디로-큭

한편으론 가스와 석유가 폭발하며 내뿜어져 사람들이 난리치고 불이 활활 타오르는 장면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했다. 일종의 파괴의 아름다움일까? 아 내안에 파괴의 본능이 스멀스멀 거리고 있었구나 새삼 나도 어차피 구원 받을수 없는 욕망과 폭력이 내재되어 있는 나약한 인간에 지나지 않겠구나 하는 저 우주 팔만 광년으로 생각이 삼천포로 빠지기도했다.

음악또한 놓질 수 없었다. 클래식컬한 음악이 대부분을 이루었는데 그 음악 자체로서 보다는 영화와 만나서 그 음악이 영화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화음이 절묘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것이 진정한 영화음악의 기능이 아닐까. 영화를 보고난 후에야 알았지만 라디오헤드의 멤버가 이 영화의 음악을 맡아서 만들었다고 듣게 됐다. 그냥 음악도 잘하면서 또 다른 세계인 '영화음악'까지 잘 하다니 - 후후.

어느 하나 빠지는것없이 모든것이 훌륭했던, 대가의 포스가 느껴지는
그리고 우리에게 경고하는 영화였다.

교회에서 세례를 받으며 갖은 수모를 겪으면서도 '내겐 송유관이 있어.....!'
라고 말하며 견뎌내던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모습.

 그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맹목적인 모습이-

애처로우면서도 쓴웃음을 자아내게 했었다.

그 모습이 눈에 아직도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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